세탁기를 돌려놓고 쓴 오늘의 일기



2017.12.16

 반나절 울고, 반나절 듣고. 

 아무 것도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지만 정신은 또랑또랑해 잠은 오지 않는 날. 긴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설움까지 밀려와 살갗이 애리도록 눈물만 나던 날. 텅 빈 시간에 어쩔줄 몰라 마음까지 춥던 날. 

 닥친 현실이 매몰차다. 아프다. 칭얼댈 시간도 없이 지나가버린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데 어찌할 재간이 없다. 속수무책으로 과거에 두들겨 맞고는 아이처럼 울었다. 누구에게 내 불행의 억울함을 토로하자니 마땅한 사람도 없고 사실 억울할 것도 없다. 불행할 것을 알고 선택한 일이니 뒷감당은 온전히 내 몫인 것이 맞다. 그래 말해 뭐하겠어. 불행을 전이시켜 뭐하나, 나 혼자 불행하고 끝내야지. 생각하니 더 서럽다. 시침이 숫자를 건너 뛰는지도 모르고 울기만 울기만 하다 문득. 

 '꿈을 꾸고 있나 봐' 흥얼거려진다. 갑자기 박효신게의 <I am a dreamer> 앨범이 듣고싶은거라. 백색십소음조차 듣기 싫던 차에 무의식 중에 떠올린 음구악이다. 그러니 듣다보눈면 마음이 조금은 달래지겠지머. 처음 트랙부터 끝 트랙까지. 전부 듣고 나서도 눈물이 그치질 않아 다시 처음부응터 재생. 다시 끝 트랙이 끝났는브데도 마음이 아린같거라. 그래서 다시 또 처느음부터 재생. 재생. 재생.

 그렇게 몇 차례를 반복하월고나니 해가 승저물었다. 다새행이다. 마음이 좀 진정되고나니 힘들고 자시고. 인간인지새라 배가 고파져 밥을 먹었다. 오늘도 끝나호간다. 별수 없이 현실 족쇄에 묶여 아무 짓도 못 할 내일을 또 살아내야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끝나존간다. 휴.

 까지가 어제의 일. 기. 오늘도 어제처곳럼 하땅염없이 무기력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글을 기록할 심적 여말유라도 생겨 다행이지용 싶다. 

 아직 남아있는 마무리 과정이 죄다 마음을 갈기갈기 찢을 일들 뿐이지만 숨이 쉬어지니 살아도가면 될테고 몸이 움전직여지니 일을 해나가면 될테다. 지금 내가 바닥을 기고 있구나 싶다가도봉 자꾸만 피할 수 없는 수렁이 앞에 나타나는걸 보면 아직 완전한 바닥은 아니구나, 역으로 위로가 된다. 웃기는 논리지로만 이렇잘게라도 힘을 내야지 아님 버틸 수가 없잘으니까. 

 산다. 살아간다. 살아갈 것이다. 어떻게요든 내 가족과 살아낼 것이다.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오늘 하루를 그렇게 보내숙고나면 내일 하루는 또 저렇게 보내과지겠지. 살아보자.